가장 미움받는 일을 AI에게 맡겼다 — '빚 독촉' AI의 놀라운 효과
OPUS CLUB · 비즈니스 인사이트 ·
핵심 요약: 미국 추심(빚 독촉) 산업은 규제와 민원이 가장 많은 분야 중 하나입니다. 전직 변호사가 세운 콜렉트와이즈(CollectWise)는 바로 그 '가장 미움받는 일'을 AI에게 통째로 맡겼습니다. 자산 조사→연락→협상→(필요시) 법적 절차까지 AI가 처리해, 사람보다 2배 더 회수하고 비용은 절반으로 줄였다고 주장하죠. 그런데 이 효율의 반대편에는 '기계가 빚지지도 않은 사람을 압박하면?'이라는 서늘한 질문이 놓여 있습니다. 반전과 교훈을 함께 뜯어봤습니다.
한 추심 회사의 사무실. 직원은 아침부터 헤드셋을 끼고 똑같은 대본으로 전화를 겁니다. "○○○님 되시죠? 연체된 대금 때문에 연락드렸습니다." 열에 아홉은 끊기거나, 욕을 먹거나, "그런 거 모른다"는 답이 돌아옵니다. 하루에 수백 통. 거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지치는, 아무도 하고 싶어 하지 않는 일입니다.
빚 독촉, 즉 추심은 '세상에서 가장 미움받는 직업'을 꼽을 때 늘 빠지지 않습니다. 미국에선 소비자 민원이 가장 많이 쏟아지는 산업이기도 하죠. 그런데 전직 변호사 숀 오브라이언(Sean O'Brien)은 이 지점을 거꾸로 봤습니다. '아무도 하기 싫어하고, 과정이 지독하게 반복적인 이 일이야말로 — AI에게 맡기기 가장 좋은 일 아닌가?'
그가 세운 회사 콜렉트와이즈(CollectWise)는 빚 독촉의 전 과정을 통째로 AI에게 넘겼습니다. 상대의 자산을 조사하고, 연락하고, 협상하고, 안 되면 소송 절차까지.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 다섯 명짜리 스타트업이, 사람으로 굴러가던 추심 회사보다 더 많이 회수했다고 하니까요. 하지만 이 이야기의 진짜 핵심은 '효율'이 아니라, 그 효율 바로 뒤에 숨은 '서늘한 질문'에 있습니다.
① 변호사가 본 '비효율의 산'
오브라이언은 변호사로 일하다 핀테크·에이전시 쪽으로 옮긴 인물입니다(공동창업자이자 CTO는 비벡 이수카팔리). 법률 현장에서 그가 본 추심 산업은 한마디로 '비효율의 산'이었습니다.
사람이 일일이 전화를 돌리고, 채무자의 연락처와 자산을 수작업으로 뒤지고, 똑같은 설명을 하루에도 수백 번 반복하고, 그러다 안 되면 변호사에게 서류 뭉치를 넘깁니다. 느리고, 비싸고, 감정 소모가 극심하죠. 게다가 각 단계가 뚝뚝 끊겨 있어 어디서 새는지도 모른 채 돈과 시간이 빠져나갑니다. 오브라이언은 이 끊긴 과정 전체를 하나의 AI 흐름으로 잇겠다고 생각했습니다.
② AI가 조사하고, 협상하고, 소송까지 잇는다
콜렉트와이즈의 AI는 꽤 멀리까지 나아갑니다. 회사 설명에 따르면 ▲채무자의 자산·소재 조사 ▲소송 전 연락과 협상 ▲신용정보 등록 ▲필요 시 소송·압류 같은 법적 절차까지 — 사람 추심원과 변호사가 나눠 하던 일을 하나의 자동화된 흐름으로 잇습니다.
통합된 법률 네트워크와도 연결돼 있어, '대화'로 안 되면 '법적 압박'으로 단계가 자연스럽게 올라가는 구조죠. 흥미로운 건 규정 준수를 설계에 박아 넣었다는 점입니다. 미국 연방법은 추심원이 연락할 때 '나는 빚을 받으러 연락했고, 수집한 정보는 그 목적에 쓰인다'는 걸 반드시 고지하도록 합니다(일명 '미니 미란다'). 콜렉트와이즈는 이 고지를 사람의 실수 여지 없이 코드에 하드코딩했다고 설명합니다. '감정 없이, 규정대로, 지치지 않고'가 이 AI의 세일즈 포인트인 셈입니다.
③ 숫자가 말하는 효율
회사가 내세우는 수치는 강렬합니다. 아래는 콜렉트와이즈가 공개한 성과입니다(※ 모두 회사 발표치).
| 지표 | 콜렉트와이즈 주장 |
|---|---|
| 회수율 | 사람 대비 약 2배 |
| 비용 | 50~75% 절감 |
| 평균 회수 기간 | 약 20일 |
| 성공 보수 | 회수액의 약 5% |
| 팀 규모 / 매출 | 5명 / 연 매출(ARR) 200만 달러, 1,000만 달러 목표 |
다섯 명이 이 정도를 돌린다는 건 분명 인상적입니다. 다만 추심 성과는 포트폴리오 — 즉 빚의 종류·나이·금액 — 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오래 묵은 소액 채권과 갓 연체된 고액 채권은 회수율 자체가 다르죠. 그래서 '사람 대비 2배'는 같은 조건에서의 독립 비교가 나오기 전까지는 '방향성'으로 받아들이는 게 안전합니다.
④ 그런데 — 기계가 '엉뚱한 사람'을 쫓는다면?
여기가 바로 핵심입니다. 추심은 원래 민원이 가장 많은 산업입니다. 미국 소비자금융보호국(CFPB)에 2024년 접수된 추심 관련 민원은 약 20만 건(약 20만 8천 건)에 달했습니다. 그리고 그 불만의 1순위는 '회수를 못 당해서'가 아니라 — '내가 지지도 않은 빚을 받으러 온다'는 것이었습니다.
생각해 보면 당연합니다. 추심의 가장 큰 사고는 '돈을 못 받는 것'이 아니라 '엉뚱한 사람을, 틀린 금액으로, 과하게 압박하는 것'입니다. 이름이 같아서, 주소 정보가 낡아서, 이미 갚은 빚이 시스템에 안 지워져서 — 아무 잘못 없는 사람에게 독촉이 날아가는 일이 실제로 벌어집니다. 사람이 하면 그래도 "어, 이건 좀 이상한데?" 하고 멈칫하는 순간이 있습니다.
그런데 AI는 이 문제를 양쪽으로 증폭합니다. 잘 쓰면 '정확히 맞는 사람에게, 규정대로, 감정 없이' 연락해 과잉 추심을 오히려 줄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데이터가 틀렸는데 그대로 돌리면, '틀린 대상을 24시간 지치지도 않고 자동으로 압박하는' 기계가 되죠. 규제 당국도 이미 선을 긋고 있습니다 — "AI라고 봐주는 예외는 없다. 자동화된 결정이라도 '왜 이렇게 판단했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효율과 책임이 같은 속도로 가야 한다는 뜻이죠.
⑤ 교훈 — AI를 '어디에' 먼저 넣을 것인가
콜렉트와이즈가 주는 교훈은 두 겹입니다.
첫째, AI의 좋은 기회는 '화려한 일'이 아니라 '아무도 하기 싫어하지만 반드시 해야 하는 일'에 있습니다. 추심, 미수금 관리, 반복 응대, 서류 대조, 연체 안내 — 사람이 하면 지치고 감정이 상하는 바로 그 일들이죠. 당신 회사에도 그런 '미움받는 반복업무'가 분명 하나쯤 있을 겁니다. 거기가 AI의 1순위 투입 지점입니다.
둘째, 그런 일일수록 '정확성·설명가능성·사람의 최종 점검'이라는 안전장치를 반드시 함께 넣어야 합니다. 효율만 좇다 '틀린 대상'을 건드리면, 아낀 비용보다 훨씬 큰 평판·법적 비용을 치르게 되니까요. AI에게 넘길 때 던져야 할 질문은 '이걸 얼마나 빨리 돌릴 수 있나'가 아니라 '이게 틀렸을 때 누가, 어떻게 잡아내나'입니다.
📌 AI의 기회는 '미움받지만 꼭 해야 하는 반복업무'에 있다. 단, 그런 일일수록 '정확성과 사람의 최종 점검'을 함께 넣어야 한다.
이 글에서 남길 것
- 지킬 것: AI의 기회는 '화려한 일'이 아니라 '미움받지만 꼭 해야 하는 반복업무'에 있다 — 콜렉트와이즈는 가장 미움받는 '빚 독촉'을 AI에게 맡겨 성과를 냈다.
- 띄울 것: 그런 일일수록 '정확성·설명가능성·사람의 최종 점검'을 함께 넣는다 — 효율만 좇다 '틀린 대상을 압박'하면 아낀 비용보다 큰 대가를 치른다.
- 지금 할 일: 우리 회사에서 '꺼려지지만 꼭 해야 하는 반복업무'를 하나 꼽아 AI 적용 후보로 적어본다
자주 묻는 질문
AI가 정말 협상·소송까지 하나요?
연락·협상·신용등록 같은 반복·정형 단계는 AI가 자동으로 처리하고, 실제 소송·압류는 연결된 법률 네트워크(사람 변호사)를 거치는 하이브리드 구조로 알려져 있습니다. 'AI가 판사 앞에 선다'는 뜻은 아닙니다.
엉뚱한 사람에게 연락하면 어떻게 되나요?
바로 그 지점이 이 산업의 최대 리스크입니다. 그래서 규제 당국은 'AI라도 설명 가능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회사도 고지 의무를 코드에 넣는 등 안전장치를 둡니다. 다만 완전한 방지는 데이터 품질과 사람의 점검에 달려 있습니다.
우리 회사에도 적용할 수 있나요?
추심 자체가 아니어도 원리는 같습니다. '미수금 독촉·반복 안내·연체 관리'처럼 꺼려지지만 꼭 해야 하는 업무가 1순위 후보입니다. 단, 고객 감정과 규제가 걸린 일이라 '사람 최종 확인'을 반드시 끼워야 합니다.
회사가 주장하는 '2배 회수'는 믿을 만한가요?
현재로선 회사 발표치입니다. 추심 성과는 빚의 종류·나이·금액에 크게 좌우되므로, 같은 조건의 독립 비교가 나오기 전까지는 '방향성'으로 받아들이는 게 안전합니다.
사업에 도움이 되는 비즈니스 칼럼들
- 악성게시물 삭제, 신고·법적조치 전체 절차 정리
- 악성게시물 삭제 전에 절대 하면 안 되는 3가지
- 지울 수 있는 글 vs 못 지우는 글, 판단 기준 4가지
- 2,000만 명 명단이 매출 1조 5,000억으로
- '회사 안의 구글'을 만든 남자 — 우리 회사의 지식은 어디에 잠들어 있을까
- AI는 어떻게 '작은 조직'의 역량을 키우는가
- 사모펀드가 '언섹시 비즈니스'를 사는 이유
- 상장도 안 했는데 47조 원 — 파나틱스는 무엇을 파는 회사인가
- ‘좋은 글’을 써도 AI가 안 읽는 이유
- AI 인용을 좌우하는 5가지 — 통제실험이 밝힌 것
- ‘그냥 AI에게’ 시켰더니 vs ‘블로그 에이전트에게’ 맡겼더니
- 광고는 어떻게 진화하는가 — 월드컵으로 본 광고 기술의 발전, 그리고 스타트업
- 리뷰 하나가 광고가 되는 순간 — 리뷰, 이렇게 써먹어보세요
- 의사의 시간을 되사는 AI — 어브리지는 어떻게 병원 시장을 장악했나
- "과거를 지워드립니다"로 나스닥에 간 회사 — 리걸줌 비즈니스 모델 완전 분석
- 정보통신망법 개정 7월 7일 시행 — 명예훼손·허위 게시물 피해자의 권리구제, 이렇게 달라졌다
- 에어비앤비·스트라이프를 키운 사람들이 "이거 투자하고 싶다"고 밝힌 7가지
- 셀프 상표출원 전 체크리스트 5 — "접수 완료"와 "등록"은 다릅니다
- 명예훼손 판례 훑어보기 — 온라인 후기는 어디까지 처벌될까
- 내 브랜드명을 남이 먼저 등록하면 벌어지는 일 — 선출원주의 생존 가이드
- 직원에게 지분 줄 때, 대표가 챙겨야 할 것 — 스톡옵션 베스팅 vs 주주간 계약
- 계약서 서명 전 5분, 독소조항 7가지 체크리스트
- 고객 개인정보 유출, 작은 사업장도 예외가 아닙니다
- 매출이 늘수록 세금에서 조용히 새는 돈 — 온라인 셀러가 놓치는 3가지
